1인 출판 ㅣ 개인 출판은 돈이 될까

책 출판

 

1인 출판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 년 전에 에세이 출판 계약을 맺었는데 출간 준비 기간과 코로나가 겹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개인 출판을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출판사는 제가 드린 가이드라인으로는 제작할 수 없어서 해지를 하든가 제작에 관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출판하는 것 중 선택하라고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1인 출판 시장부터 전반적인 출판 업계에서 오래 일을 했습니다. 단언컨대 어떤 출판사도 작가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채 도서를 만들지 않습니다. 개인 출판 대행을 맡겨도 이렇게는 하지 않습니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점은 전화를 받자마자 해지 권유부터 받았다는 점입니다. 그 후 차선책으로 미 컨펌 제작을 언급하였습니다. 코로나를 계속 강조하셔서 차라리 제가 모든 편집을 해 드려도 될지 물었습니다. 이쯤 되면 1인 출판과 다를 바가 없지만 서로에게 실이라 판단하였습니다.

 

출판사는 이마저 거절하며 무조건 자신들이 제작하는 대로 출판해야 한다는 제작부 입장을 전했습니다. 디자이너가 개인 작업도 아닌 협업을 하며 자존심만 세우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정말로 개인 출판이 답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계속 콘셉트만 알려주면 된다는데 제가 드렸던 가이드라인이 콘셉트 제안서였습니다. 그때는 1인 출판을 염두하지는 않았지만 오류를 줄이고자 간단한 시안도 함께 드렸었습니다.

 

아직 출판사에게는 결정을 말하지 못하였습니다. 개인 출판으로 결정이 났음에도 갈팡질팡해서입니다. 정식 출판물은 1인 출판과 달리 메리트가 큽니다. 제2, 제3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다리 역할을 해주지만 개인 출판은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진부진 끌며 1인 출판에 맞게끔 편집 디자인도 해보고 다방면으로 고민 중에 있습니다.

 

1인 출판

 

전체적인 표지 디자인입니다. 실크 느낌과 페미닌 감성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개인 출판을 마음먹는 만큼 출판사에 전달드렸던 시안보다는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정말로 1인 출판을 하게 된다면 이대로 인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인 출판

 

앞표지와 뒤표지만 잘라보았습니다. 개인 출판이지만 요즘 트렌드에 맞춰 감성을 팍팍 넣고자 했습니다. 사실 블랙을 좋아하지만 에세이에 무채색을 쓰는 것이 고민이 되었습니다. 1인 출판인데 어떠냐 싶다가도 유행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독립 출판

 

목차가 시작되기 전에 들어갈 페이지입니다. 개인 출판으로 결정이 나면 엽서로 만들 것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페이지입니다. 지금 든 생각인데 L 홀더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1인 출판과는 별개로 L 홀더 굿즈를 판매해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개인지 제작

 

목차 페이지입니다. 실제로 편집을 해보니 삼백 페이지가 넘었습니다. 개인 출판으로 진행이 된다면 꽤 두께가 있는 책이 나올 것 같습니다. 본문 편집도 마친 상태입니다. 편집 디자인을 하면서 1인 출판을 꽤 강하게 고민했고 아마 조만간 출판사에 연락을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정식 출간이 개인 출판보다 메리트가 클지라도 원고를 도매급으로 넘기는 짓만큼은 용납이 안 되는 마음입니다. 좋은 기회는 언젠가 또 오지 않겠습니까.

 

과연 1인 출판으로 수익이 나올지는 가늠이 되지 않지만 비록 적게 벌더라도 이 편이 제 원고를 대하는 예의라고 생각이 됩니다. 비록 개인 출판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시절에 친구들과 개인지를 만들었던 경험이 떠오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