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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Character (심리분석)

펜트하우스 천서진 가엾은 악녀

by D:L 202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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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 천서진
펜트 하우스 천서진

 

펜트하우스 천서진 하면 '악녀'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르실 것입니다. 2020년 한 해를 통틀어 펜트하우스 천서진만큼 독하고 악랄한 캐릭터는 보기 드물 정도라고 하는데 사실인지 분석해 보았습니다. 극 중에서 펜트하우스 천서진은 질투의 화신, 탐욕 덩어리로 등장합니다. 화려한 악녀로 불리지만 사실은 만들어진 가엾은 인형에 불과합니다. 펜트하우스 천서진은 알고 보면 평생 외로움과 극도의 불안함,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온 가엾은 사람일 뿐입니다.

 

아마도 장담하건대 펜트하우스 천서진은 태어나 단 한순간도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행복해본 적이 없는,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인생입니다. 펜트하우스 천서진이 왜 불운한 인생을 살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려면 성장 과정과 가족관계를 살펴봐야만 합니다.

 

펜트하우스 천서진 성격
펜트하우스 천서진 성격

 

펜트하우스 천서진이 살아온 환경은 그야말로 정글 또는 약육강식과 다름없습니다. 아버지에게 물려 죽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성과를 내며 완벽해야만 했고 한 번의 실수로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었습니다. 늘 경쟁에 허덕여야 했으며 휴식은 사치보다도 더한 환상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펜트하우스 천서진을 한 마디로 정의해 본다면 석탄 없이도 레일을 달려야만 하는 증기기관차 정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석탄을 태우고 물을 증기로 바꿔 움직이는 증기기관차는 두 가지 연료가 꼭 필요합니다. 반면 펜트하우스 천서진이 가진 것은 물 뿐입니다. 아버지는 증기에 필요한 수분을 공급했으니 알아서 증발을 시켜 움직이라고 종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비유의 핵심은 펜트하우스 천서진이 물 만으로 레일을 쉼 없이 달린다는 점입니다. 아버지 눈 밖에 나지 않고자 부족한 연료를 요구하기보다 불가능한 상황을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가능하게끔 바꾸는 것입니다.

 

펜트하우스 천서진 심리
펜트하우스 천서진 심리

 

글을 읽는 분이 학생이시라면 수능에서 만점을 받지 못할 경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채 번화가 중심에 버려질 거라는 불안을 매 순간 느끼며 공부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직장인이시라면 회사 수익률 200%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전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모욕을 당한 뒤 퇴직금 하나 없이 잘릴 거라는 불안을 매 순간 느끼며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짐승도 벼랑 끝으로 몰리면 상대가 누구든 송곳니를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하물며 펜트하우스 천서진은 사람입니다. 매 분 매 초 쉼 없이 채찍질만 당하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면 그 스트레스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당연히 극도로 예민해질 수밖에 없으며 모질고 억센 성격은 생존 수단이자 유일한 방어였을 겁니다. 진한 화장과 화려한 차림새 또한 지위를 과시함과 동시에 내면을 감추고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두른 견고한 갑옷으로 볼 수 있습니다.

 

펜트하우스 천서진 원피스
펜트하우스 천서진 원피스

 

펜트하우스 천서진이 아버지에게 가지는 불안은 결코 일반적인 수준이 아닙니다. 집착을 넘어 광기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며 오롯이 아버지 한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만이 삶의 전부입니다. 펜트하우스 천서진은 자각하지 못하는 듯하나 딸인 하은별조차 목표에 도달하는 대에 필요한 장기짝으로 여길 정도입니다. 하은별에게 수석 입학을 강요했던 것도 동생에게 재단을 넘겨줄 수 없어서이고, 입학 공연 독주를 따내야만 아버지에게 박힌 미운털을 만회할 수 있었습니다.

 

말로는 언제나 '널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 펜트하우스 천서진은 단 한순간도 하은별을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하은별이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릴 때도 어떻게든 멀쩡하게 보이도록 단장해 학교로 내몰고 강도 높은 공부를 강요합니다. 진심으로 자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 자신이 이사장이 되고자 하은별이 해주어야 하는 일만 끊임없이 이야기할 뿐입니다. 남편인 하윤철과 대립하는 모습만 봐도 펜트하우스 천서진의 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사랑은 받아본 자만이 베풀 줄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쩌면 펜트하우스 천서진은 본인만의 방식으로 하은별을 사랑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비틀린 애정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면, 집착도 관심이라 부른다면 펜트하우스 천서진은 분명 하은별을 사랑했습니다.

 

펜트하우스 천서진 주단태
하은별 천서진 주단태

 

펜트하우스 천서진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원인을 곱씹어 보자면 가정환경이 큰 지분을 차지 하지만 타고난 기질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단적인 예로 칭찬이라고는 모르는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고 하여 모두가 펜트하우스 천서진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경험을 하고 누구와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펜트하우스 천서진은 타고나길 주변에 민감하고 인정 욕구가 높으며 욕심이 많은 기질을 가진 탓이 더 크다고 봐야 합니다.

 

사람들은 펜트하우스 천서진을 '악녀의 완전판'이라고 부르지만 저는 불쌍한 인형일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윤철과 결혼한 것도, 주단태와 불륜을 저지르는 것도 열등감을 감추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오윤희와 심수련보다 나은 사람임을 입증하고자 그녀들의 것을 소유하는 것은 결국 자존감이 낮다는 반증일 뿐입니다. 온전한 자기 것이 없으니 '내가 원할 때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관계'를 권력과 소유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펜트하우스 천서진이 행한 악행이 정당화되어서는 안 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이해한다면 시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

 

위 해석은 주관적인 견해가 많이 포함되었으므로 객관적이지 못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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